손은일 교수 칼럼 행정구역 개편을 국가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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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11-22 첨부파일 다운로드 권한이 없습니다.


















행정구역 개편을 국가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손은일(한국국제대 경영학과 교수)


 


 


align=right최근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그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지역주민이나 지역의 목소리는 거의 없는 반면에 중앙 정치권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리는 것 같다. 어쩌면 지방이 없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지금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개편안의 골자는 시·도를 폐지해 1자치계층으로 축소하고 시·군·구를 50∼70개의 통합광역시로 재편하여 규모경제의 이점을 살려서 행정의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동의할 만한 연구 결과나 경험적인 증거가 미약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지 기초자치단체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이고 갈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선험적인 가정에 논거를 두고 있는 듯하다. 사실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지방자치제도에서 지역민주주의에 근거한 지방분권과 주민참여 확대라는 가치와 행정의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라는 시장 중심적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것으로 이해한다.

정치권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에서 가장 염려되는 점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후퇴 또는 훼손이다. 먼저 시·도를 폐지하고 지방행정체제를 단층화할 경우 중앙정부에 직접적으로 예속됨으로써 지방자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또한 기존의 시·군을 묶어 통합광역시를 만들 때 중심지로 선정되지 못하는 시·군은 성장의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고 기초자치단체와 주민 간의 거리가 멀어져 대민행정서비스도 소홀해질 수 있다. 시·군의 주민정서와 경제적 사회·문화적 특성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할 경우 지역 간의 엄청난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100년 전에 마련된 낡은 행정구역이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벽”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 지역발전과 지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한 것이다. 단지 통폐합지역의 경쟁력 강화나 이기주의가 아니라 지역의 경쟁력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그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은 기초자치단체의 통폐합이 아니라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먼저 재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광역시·도 간의 통폐합에 대한 주민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이므로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

지역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부응하여 OECD 선진국에서는 대도시권의 이점과 더불어 지방분권화에 대한 기대로 광역경제권 단위로 행정구역을 재편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지역균형 발전과 국가경쟁력을 견인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행정구역 개편의 방향은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재편하여 지역발전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초자치단체의 통폐합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중앙정부-광역정부-기초정부의 체계가 바람직하고 광역정부는 5+2광역경제권(광역권역의 단위 수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와 조정이 필요함)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음으로 기초자치단체의 개편은 행정구역과 생활구역 문화적 역사적 환경 등을 고려하면서 부드럽게 접근하되 지역주민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역정부와 기초정부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광역정부는 광역적 기획조정 광역적 산업정책 연구개발 및 교육정책 등을 담당하고 기초정부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 일자리 문화 환경 등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지방행정구역 개편은 국가행정체계와 지역정책에 큰 변화를 초래할 중대한 사안이고 국가의 백년대계인 만큼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말고 민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출처 : 경남신문 2009년 10월 19일